인터넷 서비스 업계에 '윈도비스타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30일 출시하는 차세대 컴퓨터 운영체제(OS) '윈도비스타'에 맞춰 시스템을 바꾸느라 여념이 없다.

시스템을 그대로 두면 윈도비스타 PC 사용자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

윈도비스타에서는 인터넷 서비스에 필요한 액티브X란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용자가 3000만명이나 되는 인터넷뱅킹 서비스가 문제가 된다.

액티브X는 인터넷뱅킹,동영상,온라인게임 등을 이용하기 위해 컴퓨터에 설치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공인인증서를 제시해야 하고 인증서를 발급받으려면 액티브X가 필요하다.

그런데 윈도비스타에서는 액티브X를 컴퓨터에 깔아 작동하게 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MS가 윈도비스타 발매를 계기로 액티브X 보안 수준을 높인 것은 액티브X가 보안위협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대부분 액티브X를 통해 실행 프로그램을 사용자 컴퓨터에 설치한다.

문제는 마음만 먹으면 액티브X와 함께 해킹 프로그램을 침투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윈도비스타에서는 액티브X가 자동으로 깔리지 않게 했다.

윈도비스타 발매로 인터넷뱅킹 이용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MS,금융업계,금융감독원,금융보안연구원,공인인증업체 등은 대책을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 전산팀 관계자는 "윈도비스타 발매 후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어 대책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의 핵심은 공개키기반구조(PKI)라는 보안 프로그램이다.

이 PKI 보안모듈을 만드는 이니텍과 소프트포럼은 현재 모듈 수정에 힘을 쏟고 있다.

하나·제일·신한은행 등의 공인인증서 보안모듈을 담당하는 이니텍 관계자는 "이달 말이나 2월 초 수정작업을 끝내고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영철 한국정보인증 사장은 "윈도비스타가 나온 뒤에도 공인인증서 발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며 "시스템 정비가 거의 끝나 서비스 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다만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을 때 창이 여러 차례 뜨는 등 절차가 약간 복잡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다수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안업체 VM크래프트의 이상규 대표는 "윈도비스타 발매 후 인터넷 서비스에 차질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시스템 모듈을 전부 또는 일부 수정해야 한다"며 "기술이 부족한 업체의 경우 윈도비스타 적응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MS 관계자는 "금융권은 대부분 윈도비스타에 맞추는 작업을 마무리해 별 문제가 없지만 온라인게임 등 일부 업계는 준비가 덜 됐다"고 말했다.

한국MS는 오는 10일께 온라인게임,인터넷포털,인터넷뱅킹 등 액티브X 기반의 인터넷 서비스가 윈도비스타에서 언제쯤 정상화될지 가늠할 수 있는 로드맵을 발표한다.

신문게재일자 2007/01/01

한국경제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010117131